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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with the other 90% Cities - 여와다 빈민가 개선사업

세계 비공식 거주지역 지도 - 붉은색은 빈민가 증가율을 회색은 도시 인구증가율을 나타냄

'함께하는 디자인' 시리즈

1. Design with the other 90% Cities - 함께하는 디자인

2. Design with the other 90% Cities - 여와다 빈민가 개선사업

3. Hatbit Lab - HCD를 통해 탄생한 적정기술

현재 우리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는 '도시의 시대the age of cities'에 살고 있다. 지금도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기회를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 대다수가 어쩔수 없이 비공식 거주지인 빈민가로 내몰리게 된다. 계획적인 공간과 비계획적인 공간이 확연하게 나누어지는 도시에서는 이 두 물리적인 공간에서 파생되는 모든 것들이 큰 차이가 나는데, 비계획적인 공간에서는 지속적인 식수 확보, 위생 보건 시설, 교육의 기회 등으로부터 소외받게 된다. 가난을 벗어날 기회를 찾기 위해 도시로 왔지만 더 빠져나올 수 없는 가난의 굴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소외된 90%와 함께하는 디자인 : 도시편 Design with the other 90% Cities'에서는 주로 주거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비주거지역을 개발할 때 당연하게 배제되어 왔던 빈민들과 함께 디자인을 했다. 그 결과 비계획 공간이 만들어 내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디자인을 얻을 수 있었으며, 더 나아가 주민들이 자신감을 갖고 지역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도시 전체가 계획적 공간과 비계획적 공간의 구별없이 활성화될 수 있었다. 이번 책에서는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에서 볼 수 있었던 기업들 보다는 이름도 기억하기 힘든 단체들이 훨씬 많이 소개되는데, 모두 주민들이 참여한 단체들이다. 아래에 소개할 사례들도 물론 지역주민들이 참여한 디자인 사례이다.

도시화는 속성상 불법적 상황들을 양산한다. 그러나 그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자발적 불법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반드시 존재한다. 이 책에 소개되는 저개발국가 지방정부의 성숙도는 가난한 사람들의 불행의 본질을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는가를 증명한다. 최빈층이 배제되지 않고 인격적 대우를 받으며 사회 자본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꾸어 나간다.

임시적인 삶이라는 것은 없으며 90%의 우리는 소외된 사람들이 아니라 여전히 도시의 막강한 주인이다.

[소외된 90%와 함께하는 디자인:도시편] 해제

여와다 빈민가 개선사업 국제 판자촌 · 빈민가 거주민 연합 SDI, Shack/Slum Dwellers International

SDI는 정부에 의해 비공식 거주지가 강제 철거당한 뒤 그에 반발해 빈민가 거주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조직이다. 초기 10년 동안에는 빈민가 거주민들을 조직하여 운동을 주로 하였지만, 그들 스스로 '왜 우리는 계속 남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가? 왜 우리끼리 머리를 맞대고 정보를 모아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없나? 왜 다른 사람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먹고 자고 돈을 벌고 건물을 짓는지를 결정해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하였다. 그 후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하며,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주거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SDI는 집에 아침부터 밤까지 가정의 모든 일을 관리하는 사람이 바로 여성이라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지역 여성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여성들은 빈민가 내에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곳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여성들에게 정보를 전달해주며 SDI의 운동 성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SDI는 빈민가 문제를 해결하면서 일자리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제공하며 그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주민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지역 문제를 바꿔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가난하다는 것은 충분한 권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사실은 가난한 지역의 주민들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주민들은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 믿지 못하며, 이웃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만약 당신이 권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채 교육프로글매, 소액대출, 수자원 공급 등의 사업으로 가난이 불러오는 다양한 문제들을 개별적으로만 다루고 있다면 이는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라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을 보고 있는 것이다. 관계와 권력에 진정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자기 자신을 위해 결정을 내리고 더 나은 조건을 위해 협상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소외된 90%와 함께하는 디자인:도시편] p.77

여와다 빈민가 사례는 전 세계 빈민가의 17%가 살고 있는 인도의 빈민가 사례이다. 이 개발 사업에서 SDI는 건축 모형을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지역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조사를 펼쳤다고 한다. 그 후 지역 여성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건축물의 구조와 위치등을 결정하였다. 거주지가 완성된 뒤에는 소액대출을 통해 입주할 수 있도록 했으며, 그러한 여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건설 현장 노동직을 제공하였다. 그리고 현재에도 여와다 개발 사업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한다.

주민들이 참여한 워크숍 - SDI와 건축가들과 지역 거주민이 지역 건물의 배치에 대해 이야기 하고있음

개선사업 전과 후 주거 상황 - 정비 후 여분의 공간을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사용(오른쪽 지도에서 녹색 공간)

구조물 모형과 구조들 - 집의 위치에 따라 모양이 조금씩 다르며, 높이는 선택할 수 있음

여와다 개선사업 최종 모습 도안


마치며..

'함께하는 디자인'의 사례를 설명하기 위해서 이 글을 썼는데, 빈민과 함께하는 모습을 한장밖에 구하지 못해 '함께'를 강조할 수 없어 아쉽다. 비록 주민들과 함께 있는 사진은 많이 없지만, 빈민 개선 사업 사진들을 잘 보고 있으면 주민들의 선택이 많이 참고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우선 일반적으로 개발을 하면 다 싸그리 밀어버리고 직사각형으로 구역을 나눈 뒤 건물을 세운다. 우리 주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재개발 모습도 그런 식이다. 하지만 이 개선사업은 기존의 구조를 최대한 반영한 것을 볼 수 있다. 집이 어느 위치에 있고 원래의 부지가 어떻게 생겼는지에 따라 집의 구조가 조금씩 달라진다. 또 주거민들의 상황에 따라 집의 높이도 달라지고 그 층에 따라 구조도 바뀐다. 마지막으로 집의 모습이 바뀌면서 생겨난 여분의 공간은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된다. 주민들이 참여하여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디자인은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설명해도 아쉬운 마음이 사라지지 않으니, 다른 사례를 찾아 소개할게요.